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정보 관련 전공의 갈림길
요즘 대학 전공을 선택하는 수험생들 사이에서 ‘정보’를 다루는 학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문헌정보학과와 기록관리학과는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두 전공 모두 ‘정보’를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정보의 성격, 다루는 방식, 진로 방향은 분명히 다르다. 실제로 나도 고등학교 3학년 때 진로 상담 중 문헌정보학과를 처음 알게 되었고, 동시에 기록관리학과라는 유사 전공도 소개받았다. 그 당시 두 전공의 차이를 명확하게 설명해 준 사람이 없어 스스로 자료를 찾아보고 전공 수업을 직접 청강하면서 방향을 정해야 했다.
이 글에서는 문헌정보학과와 기록관리학과의 커리큘럼 구조, 정보 접근 방식, 취업 및 진로 분야를 기준으로 체계적으로 비교해 보고자 한다. 만약 당신이 지금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면, 이 비교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전공을 명확히 정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둘 다 비슷하겠지"라고 생각하고 선택하기에는, 실제 진로의 방향성이 매우 다르다. 그래서 이 글은 진지하게 정보를 비교하고 싶은 예비 전공자들을 위한 현실적인 안내서가 될 것이다.

문헌정보학과, 정보 조직과 전달에 초점이 맞춰진 학문
문헌정보학은 말 그대로 ‘문헌’과 ‘정보’를 다루는 학문이다. 단순히 도서관에서 책을 정리하는 정도의 역할로 오해받지만, 실제로는 정보의 수집, 분류, 색인, 저장, 검색, 유통까지 전반적인 흐름을 구조화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 전공은 전통적으로는 도서관 사서 양성에 중점을 두었지만, 현재는 디지털 정보 환경의 변화에 따라 메타데이터 설계, 정보검색 시스템 구축, 콘텐츠 큐레이션, 디지털 아카이브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었다.
문헌정보학과의 커리큘럼은 분류론, 목록학, 색인 작성법, 정보검색론, 디지털도서관론, 메타데이터 설계, 정보이용자 분석 등의 과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보의 주 대상은 ‘이용자’이며, 목적은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즉, 정보 중심이 아니라 이용자 중심이다. 정보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면 사람들이 더 잘 찾고, 더 잘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전공 전반에 깔려 있다.
사서 자격증(2급 이상)과의 연결도 명확하다. 졸업 시 자동으로 자격이 주어지며, 공공도서관, 학교도서관, 대학도서관, 기업 정보실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 최근에는 UX 리서치, 정보 큐레이터, 검색 품질 분석가 등 IT 및 콘텐츠 기반 진로로도 문이 열리고 있다.
즉, 문헌정보학은 ‘정보를 사람에게 전달하는 방법’에 초점을 둔 전공이며, 기술과 인문학을 융합하는 역량이 중요한 전공이다.
기록관리학과, 공공 기록물과 증거 정보의 관리에 집중된 학문
기록관리학은 정보 중에서도 특히 공공성과 증거성이 중요한 ‘기록물’을 다루는 학문이다. 즉, 일반적인 콘텐츠나 문헌이 아닌, 행정문서, 보고서, 정책자료, 공문서 등 법적·역사적 가치가 있는 ‘공적 기록’을 어떻게 생성부터 보존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춘다.
정보의 성격이 ‘콘텐츠’보다는 ‘기록’에 가까우며, 이 기록은 증거, 감사, 법적 효력, 역사적 기록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정보와 구분된다.
기록관리학과의 커리큘럼은 기록관리개론, 전자기록물 관리론, 기록정보정책, 기록물평가, 보존관리, 디지털 아카이빙, 그리고 관련 법령 및 제도에 대한 과목들로 구성된다. 문헌정보학이 사람 중심의 정보 흐름이라면, 기록관리학은 체계 중심의 정보 통제에 가깝다. 정보가 왜 만들어졌고, 누구에 의해 생성되었으며, 어떤 맥락에서 활용되어야 하는지를 규명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기록관리학 전공자들은 졸업 후 기록물관리 전문요원으로 공공기관, 공기업, 지자체, 대기업의 문서관리팀, 행정정보팀, 기록정보실 등으로 진출한다. 특히 공공기록물관리법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 기관은 반드시 전문 기록관리 인력을 채용해야 하므로, 행정직 채용과 유사한 공무원 취업이 많다.
최근에는 전자기록물 시스템 설계, 클라우드 기반 보존 시스템 기획, 디지털 포렌식 기반 증거관리 같은 기술 융합 진로도 생기고 있어, 이공계적 사고방식과 문서통제 역량을 함께 갖춘 인재가 유리하다.
요약하자면, 기록관리학은 ‘정보의 생성-보존-폐기까지의 전 과정’을 법적 기준과 표준화된 절차로 통제하는 학문이다.
문헌정보학 vs 기록관리학! 진로, 성향, 공부 방식의 차이
문헌정보학과 기록관리학의 가장 큰 차이는 “정보를 누구를 위해 다루는가”이다.
문헌정보학은 정보를 ‘이용자에게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구조화를 목표로 하며, 정보 전달 설계자의 성향에 가깝다. 반면 기록관리학은 정보를 ‘조직적, 법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관리를 목표로 하며, 정보 관리자/감독자의 성향에 가깝다.
공부 방식도 다르다. 문헌정보학은 분류, 색인, 검색, 큐레이션 등 창의적 설계 역량이 중요하고, 사용자의 입장에서 정보를 설계하려는 사고가 필요하다. 반면 기록관리학은 기록 생성·보존 기준, 법적 준거, 표준 프로세스를 중시하며, 논리적 사고와 법제 이해력이 요구된다. 실제로 기록관리학에는 행정학, 법학과 유사한 과목도 포함되어 있다.
진로도 다르다.
- 문헌정보학 진로: 공공/학교도서관 사서, 정보 큐레이터, 콘텐츠 관리자, 메타데이터 분석가, UX 리서처, 아카이브 설계자 등
- 기록관리학 진로: 공공기관 기록관리요원, 기업 문서관리자, 전자 기록시스템 관리자, 디지털 보존 담당자, 행정 감사 지원 등
또한 성향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 문헌정보학은 정보서비스 지향 → 사람 중심, 구조 설계, 정보 전달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적합
- 기록관리학은 정보통제 지향 → 절차적 사고, 표준화, 문서 시스템 통제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적합
두 전공 모두 장단점이 있으며, 무엇이 더 좋고 나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핵심은 자신이 ‘정보를 왜, 누구를 위해, 어떻게 다루고 싶은지’를 스스로 물어보는 것이다.
나에게 맞는 전공 선택을 위한 현실적 기준
문헌정보학과 기록관리학은 표면적으로는 유사해 보이지만, 실제 커리큘럼과 진로를 뜯어보면 완전히 다른 길을 가는 전공이다. 문헌정보학이 ‘정보를 사람에게 제공하는 설계자’라면, 기록관리학은 ‘정보를 조직에 맞춰 보존하고 통제하는 관리자’에 가깝다.
진학을 앞둔 수험생이라면, 단순히 “사서가 되고 싶다” 또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라는 이유로 전공을 결정하기보다는, 내가 정보의 어떤 측면에 더 끌리는가, 그리고 정보를 다루는 데 있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정보 큐레이션, 검색 최적화, 도서관 UX,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에 관심이 있다면 문헌정보학과가 어울리고,
공공기관, 행정조직, 기업의 문서 보존, 전자 기록관리 등 체계적 기록 시스템에 관심이 많다면 기록관리학과가 더 적합하다.
정보는 시대의 자산이고, 그 정보를 다루는 사람은 시대의 설계자다. 문헌정보학이든 기록관리학이든, 그 분야에서 전문성과 소신을 가진 인재라면 충분히 의미 있는 길을 걸을 수 있다. 중요한 건, 내 선택에 자신이 있는가이다.
'문헌정보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문헌정보학 전공자로서 사서 자격증을 준비한 리얼 후기! (0) | 2025.07.10 |
|---|---|
| 문헌정보학을 전공하지 않고 사서가 되는 방법은 있을까? (1) | 2025.07.10 |
| 문헌정보학 전공자는 졸업 후 어떤 길로 가는가? 진로 총 정리! (1) | 2025.07.10 |
| 문헌정보학과 4년 커리큘럼 완전 정리! 진로까지 연결되는 학문 (0) | 2025.07.09 |
| 문헌정보학과에 입학한 이유와 실제 느낀 점 (1) | 2025.07.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