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정보학

도서관 메타데이터 설계 과정에서 필요한 문헌정보학 개념

memo03300 2025. 7. 12. 21:51

‘도서관의 검색’은 어떻게 가능할까?

우리는 도서관에서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원하는 책을 바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정보와 구조가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다. 특히 전자도서관, 디지털 아카이브, 기관 리포지터리 같은 온라인 기반의 도서관 시스템에서는 단순한 제목·저자 검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메타데이터(Metadata)이다.

메타데이터란 말 그대로 ‘데이터를 설명하는 데이터’다. 도서 한 권에는 제목, 저자, 출판사, 발행년도뿐만 아니라 주제어, 키워드, 판사항, 크기, 자료 유형 등 다양한 정보가 함께 따라붙는다. 이 모든 부가 정보들이 통일된 기준과 구조로 정리되어야 검색과 분류, 저장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이 메타데이터를 설계하는 데 있어서 핵심이 되는 지식이 바로 문헌정보학의 기반 개념들이다.

문헌정보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메타데이터가 단순한 정보 수집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전공자로서는 이 설계 과정이 단순한 입력이 아니라, 정보의 흐름을 설계하고 사용자 경험을 좌우하는 핵심 작업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 글에서는 도서관에서 메타데이터를 어떻게 설계하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문헌정보학 지식이 필수로 사용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려 한다.

 

문헌정보학 전공지식이 필요한 도서관 메타데이터 설계 과정

 

메타데이터 설계의 시작, MARC와 분류체계의 이해

도서관 메타데이터 설계에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표준화된 기술 형식의 선택이다. 국내외 도서관에서는 일반적으로 MARC(Machine Readable Cataloging)라는 메타데이터 형식을 사용한다. MARC는 미국 의회도서관에서 개발한 형식으로, 컴퓨터가 읽을 수 있는 방식으로 도서 정보를 구성하며, MARC21, KORMARC, UNIMARC 등 여러 파생 형식이 있다.

문헌정보학 전공자는 목록학 수업에서 MARC의 기본 구조와 각 필드의 의미를 익힌다. 예를 들어 245 필드는 서명(title), 260 또는 264는 출판 정보, 650은 주제어(subject) 등을 나타내며, 이 필드들이 데이터베이스 상에 정확히 입력되어야 검색이 가능하다. 실무에서는 입력 오류, 누락, 불일치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표준과 규칙에 대한 깊은 이해와 주의력이 필요하다.

또한 메타데이터 설계에서는 도서 분류 체계에 대한 지식도 중요하다. 문헌정보학에서는 KDC(한국십진분류법), DDC(듀이십진분류법), LCC(미국의회도서관 분류법) 등을 배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인공지능”을 검색했을 때 관련 도서가 검색되기 위해서는 해당 도서가 KDC 기준에서 004.56(컴퓨터 과학–인공지능)으로 분류되어야 한다.

이처럼 메타데이터 설계의 기반은 결국 문헌정보학에서 배우는 정보 조직 이론이며, 잘 설계된 메타데이터는 사용자 검색 경험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도서관 전체 시스템의 효율성에도 큰 영향을 준다.

 

주제어, 키워드, 색인! 이용자 중심 메타데이터의 핵심

도서관 메타데이터 설계에서 단순한 기술 정보 외에도 중요한 요소는 이용자 관점에서의 주제 접근성이다. 예를 들어, 같은 도서라도 어떤 키워드가 입력되어 있느냐에 따라 사용자가 그 자료를 발견할 수 있는 확률이 달라진다. 이때 중요한 개념이 바로 주제어 설정과 색인(Indexing)이다.

문헌정보학 수업에서는 ‘색인 및 초록 작성법’ 또는 ‘정보검색론’에서 이를 학습한다. 예를 들어 ‘4차 산업혁명’을 다룬 도서에 ‘기술 변화’, ‘AI’, ‘로봇’ 같은 키워드를 함께 부여하면, 관련 주제를 검색한 사용자에게도 이 도서가 노출된다.
이러한 방식은 색인어 선택과 주제 분석 능력이 있어야 가능하며, 단순한 입력 작업이 아니라 정보 큐레이션의 시작이 된다.

또한 색인어를 입력할 때 사용하는 주제명 표목 리스트(Authority File)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표준 주제명이 아니라면, 도서관 시스템에서는 해당 도서가 검색되지 않을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제명 통제 체계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것은 문헌정보학 전공자가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요약하자면, 도서관 메타데이터는 단지 정보의 나열이 아니라, 정보 검색 가능성과 사용자 접근성을 동시에 고려한 ‘설계 작업’이며, 이를 위한 기반은 문헌정보학의 주제 분석 능력과 색인 구조 이해에 있다.

 

디지털 환경 속 메타데이터, Dublin Core, RDF 등 확장 표준

오늘날 도서관의 정보자원은 단지 책이나 논문에 그치지 않는다. 전자책, 오디오북, 온라인 강의 자료, 웹 콘텐츠, 동영상 강의 등 다양한 포맷의 정보가 존재하며, 이를 효과적으로 정리하기 위해서는 전통적 MARC 외에 새로운 메타데이터 표준이 필요하다.

문헌정보학에서는 ‘디지털도서관론’이나 ‘메타데이터 설계론’ 등의 과목에서 다양한 메타데이터 표준을 배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Dublin Core이다. Dublin Core는 MARC보다 간단한 구조로, Title, Creator, Subject, Description, Date, Type 등 15개의 핵심 필드로 이루어진 국제 표준 메타데이터 형식이다. 이는 웹 기반 자료, 리포지터리, 디지털 아카이브 등에 널리 쓰이며, 시스템 간의 상호운용성도 높다.

또한 최근에는 RDF(Resource Description Framework)나 XML 기반 메타데이터 구조도 도입되고 있다. RDF는 정보 간의 관계를 트리플 구조로 표현하며, 시맨틱 웹 기술이나 지능형 검색 시스템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이러한 기술들은 단순한 정보 등록을 넘어서, 정보의 연계성과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데 필요한 요소다.

문헌정보학 전공자는 이러한 다양한 메타데이터 구조의 표현 방식, 적용 사례, 기술적 특징을 학습하며, 실제 설계 시 어떤 표준을 선택할지, 어떻게 필드를 구성할지를 전략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지금, 도서관 실무 현장에서 가장 요구되는 역량 중 하나다.

 

메타데이터 설계는 문헌정보학적 사고의 집약체

도서관 메타데이터는 단순한 데이터 입력이 아니다. 그것은 정보의 체계화, 검색 최적화, 이용자 접근성 강화라는 세 가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정보 설계 작업이다. 이 설계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이 아닌, 문헌정보학적 사고와 기획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문헌정보학 전공자는 분류체계, 메타데이터 스키마, 색인어 구조, 주제어 통제, 검색 알고리즘, 이용자 정보행태 분석까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곧 디지털 도서관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메타데이터 기획 능력으로 이어진다.

도서관이 디지털로 전환될수록, 메타데이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그 복잡한 구조를 이해하고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은 단지 개발자나 데이터 관리자만이 아니라, 문헌정보학을 통해 정보의 흐름과 구조를 꿰뚫어 본 사람이다.

정보를 보기 좋게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찾을 수 있게 만드는 사람.
그것이 바로 문헌정보학 전공자이며, 도서관 메타데이터 설계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이유다.